일상의 변론
1963. 8. 28.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링컨 기념관 앞에서 연설한 내용 중에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나라가 "우리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진실을 명백한 것으로 여긴다"라는 미국의 신조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실행할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자녀가 피부색으로 평가받지 않고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학력, 성별, 빈부, 인종, 종교, 신장, 외모, 부모의 신분, 자신의 신분과 지위 등 삶에는 인간을 평가하는 여러 요소와 잣대가 있다. 그런데, 그러한 수많은 요소들이 인간을 평가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을 차별적으로 구분짓는 기준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의 성품인 인격으로 평가받고 그에 걸맞는 대우를 기대할 수 있고, 예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 그러한 국가는 참으로 살기 좋은 나라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와 반대의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니 마틴 루터 킹이 "꿈"이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한다.
쇼핑을 갈 때 가급적 소유하고 있는 것들 중 가장 가치가 있는 것으로 치장하고 가는 것은 백화점이나 몰의 직원들로부터 외부로 표출된 가치에 의해 대접(?)을 달리 받기 때문이다. 명품이 주렁주렁하면 직원들의 태도가 지극히 친절해 지고, 후줄근하게 들어서면 직원들의 태도가 냉랭하다. 물론,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손님에 대한 친절과 배려의 수준이 상향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직원의 내적 태도까지 상향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평생을 김밥장사를 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유명을 달리 하면서 주거지 보증금까지 사회에 기부한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다. 김밥장사가 높은 신분과 지위를 표현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희망적 격언이 우리 사회, 우리들 마음 속에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인간이 인격을 통해 평가받는 사회, 국가라면 김밥장수 할머니의 인격은 놀라울만큼 수준높은 것이 아닐 수 없다. 기회만 있으면 타인을 속이고, 폄하하고, 구획을 나누고, 편을 가르며, 대놓고 차별적 취급을 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차별적 낌새를 느낄 수 있는 사회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이다.
세속적인 것들에 의해 인간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에 의해 평가받는, 그래서 사회 구성원의 대다수가 수준높은 인격을 함양하고 고양하려고 노력하고 그러한 수준에 있는 사람을 칭송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당연시되는 그런 사회, 국가에서 살 수 있는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