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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l 24. 2024

관심받고 싶었다!

법과 생활

가혹행위나 학대행위도 문제이지만 무관심은 더 큰 문제이다. 누군가로부터 존재 자체가 고의로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관심의 대상자는 고립되고 외롭고 존재감의 인식을 통한 자존감을 가질 수 없다. 계획적으로 고독을 즐겨하는 타입의 인물이 아니라면 무관심이 지속되는 상황은 그 대상자로 하여금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는 인간에게 있어 고차원의 욕구인데, 욕구가 정상적이고 보편적이며 상식에 부합하는 형태로 충족되지 못하게 되면 왜곡된 상황을 통해 관심욕구가 분출될 수 있다. 


범죄를 저지른 의뢰인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냐고 물어보면 "관심받고 싶었다!"라는 범행동기를 종종 듣게 된다. 범죄행위는 타인의 관심들을 일거에 불러일으킬 수 있고, 범죄의 내용이 비상식적일수록 관심의 양 또한 순식간에 증가한다. 비록 적절한 선택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범죄의 주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관심의 분량, 내용이 가히 건강하지 않다. 


"후회되지 않느냐"라고 물으면, "후회가 된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 시점에서 후회할 짓을 왜 했냐고 반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범행동기는 무관심 속에서 싹을 틔워 한 사람의 전과자를 양산할 수 있다. 단순 벌금형에 그치더라도 관심에 대한 의욕은 관심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절절하다. 


유튜브 등을 통해 '조회수, 구독, 좋아요' 등의 산술적 누적적 관심대상의 가치지표 때문에 기이한 행위를 일삼는 것은 다반사이고, 범죄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관심에 대한 욕구는 굶주린 상태에서, 목마른 상태에서 음식과 물에 대한 그것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 것이다. 신체적인 욕구는 단시간에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가깝지만 정신적 갈망은 지구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쉽게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기', '명예', '명성' 등 세상의 상대적 평가에 있어 타인보다 우위를 차지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I am here'에 대한 타인의 인식과 그러한 감정에 목마른 경우, 사람들은 종종 해서는 안될 행동과 언어를 표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반드시 깨달아야 할 점은, 과욕만 아니라면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반드시 있고, 우리가 외로운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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