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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n 23. 2016

같이 먹고 삽시다!

윤소평변호사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은 제조기반 시설을 직접 갖추고 있는 사업분야도 있지만, 일정한 사업분야에서는 (하)도급을 주어 사업을 한다. 이같이 하도급을 받는 업체를 협력업체, 하청업체 등으로 부르고, 이러한 사업방식을 아웃소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소기업(협력업체, 하청업체, 하수급인 등)이 삼성, 현대 등과 같은 대기업으로부터 하청을 받게 되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매출규모 또한 상승한다. 특히, 대기업과 가까운 거리에 접근할 수록 매출은 커진다. 소위 1차 밴더, 2차 밴더 등으로 중소기업의 지위가 정해진다. 


하지만, 밴더 기업들의 운명이 장수하지는 못 한다. 대기업은 사업분야를 확대하기도 하지만, 축소하거나 해당 사업을 정리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되는 아이템은 2~3년 하청을 주다가 직접 그 기술을 자기네 기술인 것인양 앗아 가기도 한다. 


밴더관계가 유지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이다. 대기업이 제품단가를 낮추는 사업계획을 실행하면 밴더 기업들의 마진은 점점 축소된다. 매출은 외형상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갈수록 줄어든다. 이러한 영업이익의 감소는 하위 밴더로, 하위 하청업체로 내려갈수록 심각해진다.


밴더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이사들은 어떻게든 대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안간 힘을 쓰게 되고, 앞으로 벌어 뒤로 밑지는 장사를 계속해 나간다. 대기업의 몇 차 밴더라는 것이 '가오'도 사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1차 밴더가 대기업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되면 그 이하 하청업체들은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어려움이 심각할 경우 줄도산에 이르게 된다. 


밴더 기업들이 수주통로를 여러 채널로 하면 바람직하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의 역량이 복수의 대기업 수주를 소화해 내기에는 열악하다. 게다가 사업간 경쟁관계에 있는 것일 경우, 복수 수주는 불가능하다. 


대기업도 고충은 있을 것이다. 국제적인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단가를 낮출 수 밖에는 없고, 도급비용을 절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단가를 낮출 수 없다면 계약을 단절하는 식의 문제해결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업구조적인 측면에서 밴더 기업들과의 지속적인 협의와 함께 끈을 이어갈 수 있는 노력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밴더 회사들은 한시적으로 사용하였다가 가볍게 버릴 수 있는 대상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 함께 먹고 살기 위해 협업하는 대상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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