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ny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평변호사 May 19. 2016

맹모삼천지교에 대한 재해석

윤소평변호사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란, 맹자의 어머니가 아버지없이 맹자를 교육함에 있어 세번 이사를 하였다고 하는데에서 유래한 말이다. 

맹자가 어머니와 처음 살았던 곳은 공동묘지 근처였는데, 딱히 친구가 없던 맹자는 곡()을 하는 등 장례를 치르는 것을 보고 이를 흉내내며 놀았다. 이를 지켜본 맹자의 어머니는 이사를 결심하고 시장근처로 이사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맹자가 시장에서 상인들의 물건 사고팔기, 흥정 등을 보며 따라하는 것이었다. 급기야 맹자의 어머니는 서당 근처로 이사를 했더니 맹자가 예법과 독서를 하며 놀이를 하게 되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이곳이 맹자가 지낼만 한 곳이라고 생각하였고, 맹자는 성인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통상 맹모삼천지교의 일화를 통해 자녀 교육에 있어서 환경이 중요하다는 교훈만을 추출하는데, 다른 해석을 해 보고 싶어졌다. 


# 죽음에 대해 


맹자의 어머니가 묘지 근처에 거처를 마련한 것은, 맹자로 하여금 인간이 나서 결국 죽음에 이른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한다. 인생은 결국 맹자가 지켜보아 온 장례처럼 죽게 마련이라는 사실과 그 유한성에 대해 복잡한 설명없이 현장학습을 시킨 것이다.


# 삶에 대해


맹자의 어머니가 두번째로 이사한 시장이라는 장소는, 인간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보여주는 다양한 생계유지 형태, 설득과 타협(시장가격의 결정), 분업, 치열한 생존전략의 실현 태양 등 시장경제를 통해 축소된 삶의 본질에 대해 학습을 시킨 것이다.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어떻게든 살아야 하므로, 산다는 것은 이렇게 생동적이면서도 치열한 것이라는 교훈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 삶의 목표와 의미에 대해


맹자는, 인간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형태로는 삶을 유지해야 하고, 그 실현방법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가 이러한 인식단계에 이른 상태에서 '네가 살아갈 삶의 의미와 목표를 탐구하고 노력하라'는 말대신 학문의 장으로 그를 인도한다.  


맹자는 서당 근처에서 예법과 학문을 통해 실존과 인간이,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게 되고, 삶과 죽음의 틈새에서 자신이 행해야 할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고 그것을 향해 매진하게 되었다.



7세 아들 녀석과 3세 딸 아이를 육아시켜야 하는 아버지로서 양육에 관한 부담은 여느 부모가 느끼는 것과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좋은 부모가 좋은 학습환경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수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반대로 좋은 학습환경에 노출시키지 못 해 아이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 버릴 수도 있다. 좋지 못 한 환경에서도 공부를 잘 해 준다면야, 자기주도적 학습을 해 준다면야, 더 할 나위가 없겠지만, 자녀 교육은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다만, 맹자의 어머니가 보여준 교육관은 부모에게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하고, 때때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약점을 강점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