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 사실관계
A와 B는 2004. 충남 서산 일대 토지를 공동 매수하기로 하고, 토지 대금은 A가 1억 9,000만원, B가 3억원을 부담했다. 전매가 편하도록 등기는 A 명의로만 했다. A는 2007. C로부터 6,000만원을 빌리면서 위 토지를 B의 동의없이 C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고 등기를 경료했다.
A는 2008. 농협에서 추가로 5,000만원을 대출받고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다음 등기까지 경료했다.
검찰은 A가 공동매수인인 B의 지분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A를 기소했고, 1심은 A의 횡령 혐의를 인정해 징역 10월을, 2심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대법원의 판례변경
실제 부동산 매수인이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고 그 등기를 매도인에게서부터 명의수탁자로 곧바로 이전하는 것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라고 한다.
대법원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가 신탁 부동산을 처분, 담보설정 등을 하게 되면 횡령죄로 처벌하던 종례의 판례를 변경하였다.
대법원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는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소유권이전등기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의해 무효이므로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실제 부동산 매수인이자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 신탁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명의수탁자(A)를 명의신탁자 B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라고 판시했다.
또한, 명의수탁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금지규범에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형법적으로 보호하는 결과가 되고, 부동산실명법이 금지하는 명의신탁관계를 오히려 유지·조장해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이유를 덧 붙였다.
향후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 신탁부동산을 임의 처분한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새로운 판례가 나옴으로써,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해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처벌될뿐만 아니라, 명의를 빌려 준 사람이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더 이상 횡령죄로 처벌받지 않게 되므로 부동산실명법의 취지에 맞게 부동산을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참고로 양자간 명의신탁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판례가 변경된 것은 아니니 주의를 요한다. 양자간 명의신탁이란, 명의신탁자와 수탁자 둘간의 관계에서 명의신탁이 체결된 경우를 의미한다.
사건번호 대법원 2014도6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