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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May 22. 2016

부부동반 모임날, 싸울 가능성이 높다

윤소평변호사

부부동반의 모임이 예정되어 있는 날이면 이상하게 예민해진다. 자신의 약속에 의한 것이든, 배우자의 약속에 의한 것이든 예민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정해진 시각에 모임장소에 당도하기전까지 전적으로 내켜하지 않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작업부터 당일 복장과 엑세서리를 선정하는 것까지 자신은 물론, 배우자에게도 신경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과정을 겪게 된다.


막상 모임장소에 당도해서 그 모임의,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서 마무리가 될 때까지 자신은 물론, 배우자도 비교의 대상이 되고, 비교를 하게 된다. 사업상황, 승진여부, 소득의 증감정도, 자녀의 학업성취정도, 부부간의 관계상황 등 누군가 꺼내는 화제 전반이 비교 기준을 제공한다. 누구도 타인의 비교를 벗어날 수 없고, 스스로 진행하고 있는 비교를 멈출 수 없다. 다만, 비교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과 자신이 그들을 비교하고 있음을 말로써 표현하지 않을 뿐이다.


모임이 정리되고 귀가를 하게 되면, 반추를 하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비교는 모임장소에서 각자의 가정으로 연장된다. 부부 각자가 속내로 행한 비교에서 만족스러울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겠으나, 비교결과 모임에 참석했던 구성원들 중 하위랭크를 차지할 경우에는 불만이 생기고, 상위랭크된 비교대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상대 배우자에 대한 불만으로 변한다. 여기에 신경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첨가되면 자잘하든 소란하든 부부싸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비교를 한다는 것은 불만과 불화의 씨앗이다. 비교를 통해서 승리만을 거둘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교기준을 달리 적용할 경우, 패배하는 비교과정과 영역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더 많은 소득이 있는 사람, 더 많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더 성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샤넬백과 독일산 디젤 승용차가 자산의 크기를 대변해 줄 수는 있어도 현금 보유력의 크기조차 설명해 주지는 못 하고, 누군가가 누리고 있는 현재의 명성과 지위도 그 효력기간을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그러한 것들을 향유하고 있는 누군가의 행복감은 그들의 삶 속을 면밀히 들여다 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비교를 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우리를 놓고 비교해서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를 동경한 나머지 그들끼리 다툴 수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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