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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Jun 21. 2016

기대여명(기대수명)

윤소평변호사

프랑스 최장수 할머니 잔느 칼망(Jeanne Calment)은 1960.경 동네 변호사에게 살던 집을 팔기로 하면서 매매대금을 변호사로부터 매월 2,500프랑씩 받기로 했다. 대신 잔느 칼망이 사망하면 집의 소유권을 변호사에게 이전하기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당시 해당 변호사의 나이는 47세였고, 잔느 칼망의 나이는 90세였다. 


두 사람의 계약은 양쪽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잔느 칼망 할머니 입장에서는 연금을 받는 것이었기 때문에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변호사는 할머니의 기대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 집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당 변호사는 90세의 잔느 칼망 할머니의 기대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 계약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André-François Raffray)의 예상과 달리 할머니는 그리 쉽게 돌아가시지 않았고, 1995. 변호사가 77세로 먼저 사망하였다. 할머니가 죽어야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계약이었기 때문에 할머니 생전에는 할머니 소유의 주택인 것이다. 변호사가 사망할 당시 할머니의 나이는 120세였고,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해당 변호사는 30년 이상 매월 2,500프랑(50만원 상당)을 매매대금으로 지급하였지만, 집의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 했고, 지급한 매매대금은 집값의 두배를 넘었다. 변호사의 유족들이 집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려면 할머니가 사망할 때까지 매월 2,500프랑을 할머니가 생존해 있는 동안 지급해야 한다. 잔느 칼망은 1997. 122세로 사망하였고, 기네스북에 이름을 남겼다. 


기대여명(기대수명)은 현재 나이를 기준으로 앞으로 얼마를 더 살 수 있는지를 통계낸 것이다. 2014. 기준 남녀 40세를 기준으로 할 때 남자의 기대여명은 40.16, 여자의 기대여명은 46.34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잔느 칼망 사례가 보여주듯이 통계적 기대여명과 실제 기대여명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통계수치에 비추어 현재 나이보다 기대여명이 더 긴 사람도 있고, 더 짧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에 따라 기대여명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것이다. 남은 생의 기간이 짧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직은 많이 남았구나 생각할 수도 있다. 


기대여명의 장단에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은 건강관리와 돈관리, 그리고, 시간관리. 이 정도가 아닐까 한다. 기대여명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 달가운 소식쪽에 가깝긴 하지만, 누군가에는 다른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고, 기대치만큼 건강하고 쪼들리지 않게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점에서는 가슴을 조금은 답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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