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모작, 3모작

윤소평변호사

# 100세 시대

바야흐로 100세시대를 맞이해 이를 두고 축복인지, 재앙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다.

인생을 축구에 비유하면 25세까지 연습시간, 50세까지 전반전, 75세까지 후반전, 100세까지 연장전인 셈이다. 경기를 지고 있다가 후반전이나 연장전에서 골이 터지면 그 같은 기쁨도 없을 것이나,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학습-취업-은퇴의 사이클을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학습-취업-학습-재취업-은퇴의 사이클을 살아가야 한다. 인생을 벼농사에 비유하자면, 2모작 또는 3모작인 셈이다.

문맹이라는 의미도 달라졌다. 글씨를 일고 쓸 줄 모르는 것을 가리켜 문맹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재학습을 하지 못 하면 이를 두고 문맹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학습-취업-은퇴의 사이클을 살 때는 학습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학창시절에는 오로지 학습에만 전념하면 되었고, 생계유지를 위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양육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습-취업-학습-재취업의 사이클을 살게 되면, 재학습의 시기가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학창시절처럼 학습에만 전념할 수 없고, 여전히 생계유지를 위한 소득활동을 겸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시기를 평균적으로 60세라고 본다면, 후반전을 한참 뛰고 있을 때인데, 이 시기에도 부양해야 할 의무는 사라지지 않은 상태이고, 자신의 생계유지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시기이다. 가진 재산이 달랑 집 한 채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집이라도 소유하고 있으면 다행이다. 채무가 많다면 다행이라고 한 숨 돌릴 수도 없는 처지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자녀들을 출가시킨 이후에 재정상황이 극도로 나빠지는 것이 한국 부모의 특징이다.

# 노후준비의 골든타임

인생 2모작, 3모작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특별한 준비기간이 따로 있지는 않다. 조금이라도 젊고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 있을 때 다작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다작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 그렇다면, 인생 2모작, 3모작에도 골든타임이 있을까.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의 견해에 의하면, 최소한 은퇴 5년전부터는 계획과 준비를 하고, 은퇴 후 5년까지 노후준비를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은퇴 전 월 100만원의 소득은 예금 10억원의 가치와 맞먹고, 은퇴 후 5년까지가 가장 자산이 많고, 시간이 많은 시기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은퇴준비, 노후준비를 위한 여러 가지 조언들이 많이 있다. 공통점을 추출해 보자면, 노후준비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가치는, 자산의 활용과 기술의 습득, 즉, 학습에 있는 듯 하다.

# 자산의 현재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관리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산의 활용은 연금, 예금, 보험 등 자산가치의 활용과 최소한 자산이 현재가치를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사상 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금이자나 금융상품의 수익에 의존할 수는 없고, 자산의 현재가치가 하락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산가치의 유지를 위한 카운셀링을 통한 준비를 해야 한다.

제로금리 시절을 겪으면서 현금성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1억원이 1년 후에는 9,000만원의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높은 수익을 노리고 리스크가 있는 자산관리방법을 선택하기 보다는 1억원이 시간이 지나도 1억원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재테크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의 지식과 기술을 학습해야 한다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식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 한다. 들어가는 문이 넓다는 것은 문 안에서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문이 좁다는 것은 문 안에서의 경쟁이 덜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송통신대학을 다니든지, 시니어들을 위한 대학교나 대학원 등을 통해 준비과정이 다소 힘들더라도 기술과 지식을 익혀야 한다. 은퇴전의 전문적 기술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학습해야 한다면, 힘이 들더라도 들어가는 문이 좁은 영역의 것을 학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