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중매는 잘 서면 술이 석잔이고, 못 하면 뺨이 석대라는 말이 있다. 결혼은 인륜지대사중 하나이고, 그 결혼을 중개한다는 것은 심히 어렵다는 의미이다.
비단, 중매뿐 아니라 누군가를 소개받거나 누군가를 소개해 주게 되는 일을 당하기 마련이다.
소개를 해 줄 경우, 소개를 요청한 사람과 소개를 해 줄 사람, 양측을 잘 파악하여야 한다. 니즈가 무엇이고, 그 니즈를 잘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을 매칭시켜 주어야 한다. 그런데, 매칭과 링크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어지게 되면, 일말의 책임이 소개를 시켜준 사람에게 돌아온다. 굳이 책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좋지 않은 결론을 가져올 소개를 하였느냐는 하소연은 듣게 마련이다.
소개를 받는 사람은 소개시켜 주는 사람을 잘 알고 있다. 소개할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소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소개시켜 주는 사람을 잘 알고 있지만, 소개받을 사람을 전혀 모른다. 중간 소개자를 매개로 이전에 전혀 알지 못 하는 사람들이 인연을 맺는 것이다.
중간 소개자에 대한 면식과 신뢰때문에 전혀 모르는 상대에 대해 비판적 검토과정없이 무장해제를 해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군가에게는 적극적이지만, 때로는 누군가에게 소극적이다. 소개대상인 사람이 내게는 적극적이었지만, 소개받은 사람에게는 소극적일 수 있고, 소개요구를 한 사람이 내게는 친절했지만, 소개대상자에게는 진상이었을 수도 있다.
사실 중간 소개자의 역할은 매칭과 링크로 끝나는 것이다. 중개업을 업으로 하지 않는 이상, 그 매칭과 링크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부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좋은 의도에서 소개역할을 한 것일 뿐, 그 이후의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해당 일을 다른 사람이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개라는 행위가 개입되면, 소개를 부탁한 사람도 조심스럽고, 소개받은 사람도 더 적극적일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양측 모두 통상의 경우보다 더한 부담감을 가지게 된다. 그만큼 일의 진행에 있어서 통상의 다른 경우보다 더 신경이 갈 수 밖에 없다. 양쪽 모두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의 결과가 바램하던데로 되지 않았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소개탓을 하게 된다. 여기서 소개한 사람은 까맣게 이 일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양쪽으로부터 두 당사자간의 트러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좋지 못 한 결과의 인과관계를 최초로 소급해서 그 탓을 돌리는 셈이다. 해당 소개만 없었다면 이 일이 이런 결론에 다다르지 않았을텐데, 후회와 원망을 하게 된다.
소개를 부탁하고, 소개를 받았다면 소개자를 대했던 시각으로 상대를 대해서는 안된다. 소개를 통해 연을 맺었지만, 여전히 객관적으로 상대를 대하고, 지속적으로 점검과 관리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소개탓을 하기 전에 소개자를 신뢰한 나머지 지속적인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않았는지 먼저 스스로에게 반문해 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