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한 끗 차이라는 표현은 경쟁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나뉜 경우에 흔히 접하게 된다. 한 끗 차이 이외에 간발의 차, 종이 한 장 차이 등의 표현도 있지만, 한 끗 차이라고 하면 그 느낌이 확 와 닿는다. 아마 화투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경쟁에서 뒤지고, 성공을 이루어내지 못 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한 경우에 '한 끗 차이'로 그르쳤다는 표현을 고민없이 써도 무방할까.
'한 끗 차이'를 사용할 경우, 근소한 차이가 나쁜 운에서 비롯되었다는 위안과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개입되지 않았더라면 다른 결과가 초래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적 판단을 할 수 있기는 하다. 피아간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위안과 위로도 일정 부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진실로 피아간에 차이가 한 끗 정도에 그치는 것일까.
그 위치나 상황에 처해 보지 않고, 외부에서 봤을 때는 승패의 차이가 한 끗 차이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위치나 상황에 처해 있고, 그러한 경험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승패의 갈림이 한 끗 때문에 벌어진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비슷한 경쟁자들간에 차이는 한 끗이 전부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래 성공과 실패, 합격과 불합격, 승리와 패배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결과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한 끗 차이. 턱까지 차오로는 호흡을 참아내며 완주하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 고된 피로와 나태를 몰아낼 줄 아는 결단력, 결여된 자신감을 스스로 배양해 내는 지혜. 바로 이러한 요소들이 한 끗을 차지하고, 그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발생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