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 파탄과 경제적 파탄의 구별

윤소평변호사

파탄의 사전적 의미는, 찢어져 터지거나 일이나 계획 따위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중도에서 잘못되는 경우를 뜻한다. 

그런데, 기업이나 개인사업 등에 있어서 파탄은 수익을 내지 못 하거나 수익을 내더라도 지출되는 비용보다 적은 경우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나아가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도 이에 포함된다. 

하지만, 파탄의 유형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파탄에는 재정적 파탄과 경제적 파탄으로 구별해 볼 수 있다. 

1. 재정적 파탄

재정적 파탄은 유동성 위기라는 표현과 비슷한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사업분야의 확장, 계발비 지출, 사옥의 건축 등 다양한 이유에서 현금성 자산의 지출이 증가한 반면, 매출변동이 크게 없어 영업이익에 변동이 없어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재정적 파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규자금의 차입, 자산의 매각, 출자전환 등 유동성의 경화된 상황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만약, 기업이나 채무자 스스로 이러한 극복방안의 마련이 어려운 경우에는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2. 경제적 파탄

경제적 파탄은 해당 기업이나 사업이 경제성이 없거나 점차 경제성이 감소되고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경제성이 없다는 것은 사업성이 없다는 의미와도 비슷한데, 수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업계속을 유지할 경우, 영업이익은 발생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부채만이 증가되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경제성 내지 사업성이 없거나 그러한 경우로 판단될 경우에는 신규로 자금을 차입하거나 어떠한 경로에 의하여 운전자금 등을 투입하더라도 해당 기업이나 사업은 호전될 수 없는 것이다. 경제성이 감소하거나 결여된 이유는, 시장의 변화, 경쟁사업의 과도한 경쟁, 환율의 변화, 수출수입의 구조 변화 등 여러 대내외적인 요인들이 있을 수 있다. 

경영인이나 회계사, 법률가 등이 해당 기업이나 사업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는 의견을 보일 경우에는 해당 사업에 대해 갱생절차를 도모하기 보다는 청산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감정적 판단이 아니라 경제적 판단이 필요

사업을 영위한 대표자들은 자신의 재산과 시간, 노력 등이 투여된 해당 사업체에 대해 미련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어떤 식으로든 할 수만 있다면 다시금 사업체를 정상상태로 만들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사업체나 사업 자체에 몰두해 있는 경우에는 경제성 판단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 하고, 일정한 돈만 투여되면 자신의 사업이 호전될 것으로 막연하게 판단하고 있는 대표자들이 상당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재정적 파탄과 경제성 파탄을 구별하지 못 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경제성이 없는 사업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 하고, 계속하여 자금을 끌어다가 사업체에 집어넣는 형국이 장기화되어 결국에는 사업체 뿐만 아니라 대표자의 개인적인 삶에도 파산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자들은 자기 사업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좀처러 경청하려는 자세를 가지지 못 한 경우가 많은데, 사업체의 갱생을 위해서라도 감정적 측면을 떠나 경제적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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