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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Oct 09. 2016

한번은 실수여도 두번은 죄다

윤소평변호사

재판장 : 변호인! 최후 변론하시죠.

변호인 : 피고인은 이번 범죄가 처음이고, 그 이전에는 이와 같은 범죄행위를 하지 않았고 다른 범죄행위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재판장 : 피고인! 최후 진술하세요.

피고인 : 이번 한번만 선처해 주신다면 다시는 이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선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잘못했습니다. 

통상의 형사재판이 종결되어 가는 모습이다.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것이 계획적인 의도에서 비롯되었든지, 아니면 우발적인 행위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법조인들은, 최초의 잘못에 대해서는 용서의 감정과 측은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딱, 이번 한 번만 봐 주십시오!


잘못을 저지르고 "딱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할 때는, 용서를 구하는 사람도 진심이고, 절실하다. 그리고, 용서를 하는 사람도 그 용서와 사죄에 높은 신뢰를 보인다. 왜냐하면, '딱', '이번 한번', '~~만'이라는 표현 속에는 너무나 제한적인 말들이, 세 번이나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용서를 구하는 사람에게서 '그 순간', '이번 한 번'이라는 부분을 떼어내면 그 사람의 이전 삶은 용서를 구할 부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용서를 구하는 사람에게나 용서를 하는 사람에게도 '이번 한번'에 해당하는 용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같은 잘못을 저지를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예전의 용서를 구했던 행위가 반복되면 용서와 사죄의 진정성은 떨어지고, 용서를 해 주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그를 신뢰하기 어렵다. 


이전에 떼어 냈던 '이번 한번'의 부분마저 연결고리를 잇게 되고, 용서를 구하는 사람의 이전 삶의 대부분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다는 생각을 품게 만든다. 


게다가 자신의 같은 잘못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거듭해서 입힌다면, 처음 한 번은 눈감아 줄 수 있겠지만, 두번만큼은 용납하기가 어려워 진다. 같은 잘못의 거듭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거나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행동을 삼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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