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투덜이는 매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다. 어떠한 상황에 놓이던지, 어떠한 것을 경험하던지, "난 ~~싫어!"라고 맺음말을 내뱉는다.
투덜대는 사람이 투덜거리는 이유가 분명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저 싫을 뿐이다.
투덜이를 대하는 곁사람들은 사실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투덜이와 친해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정 부분 투덜이에게 동화될 것만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이나 경험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투덜이의 투덜거림 때문에 그 호감이 반감되기도 한다.
투덜이는 대체로 부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에 전부 동의할 수도 없다. 투덜이는 자조적 판단에 따라 자신의 기호를 표현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 모두가 상황과 분위기에 젖어 "좋아", "O.K.", "Yes"라고 말할 때, 투덜이만은 소신껏 "No!"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특히, 상사나 선배 등 거절하기 힘든 상대, 실제 가슴 속에 느끼고 있는 감정을 함부러 토로하기 힘든 상대 앞에서 대부분 속깊은 감정과 의견을 고이 간직한 채, 미소를 띄며 긍정하는 척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투덜이는 무슨 특권을 부여받기라도 한 듯 '투덜'댄다. 어차피 투덜이로 평가된 마당에 투덜거림이 당연한 것처럼 인정되는 분위기도 때로는 발생한다.
투덜거림의 당당함
투덜이를 단순히 부정적인 캐릭터로 치부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얼마나 마음 편하고, 당당한가. 드러낼 수 없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할 줄 아는 투덜이는 일정 부분 선망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게다가 투덜이는 단지 투덜대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제 할일은 투덜거리면서 그러저럭 해 낸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면서 자기 역할은 해 내는 것이다. 결코, 부정적이기만한 캐릭터가 아닌 것이다.
투덜거리는 사람과 상당 시간을 지내보면 그에게 품었던 선입견과는 달리, 이번에는 어떻게 투덜거릴 것인지, 무엇을 꼬집어 투덜거릴 것인지 궁금해 지기도 한다.
귀여운 투덜이는 어쩌면 말 못 하고 가슴앓이하고 있는 우리를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