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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마음대로 되는지 어디 한 번 살아봐라!"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어릴적 부모님으로부터 한번쯤을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니 맘대로 되는지 어디 한 번 살아봐라!"

"니 마음대로 되는지 어디 한 번 살아봐라!"

이런 말을 들을 경우는 대부분 부모님과 의견충돌이 있는 상황이다.


멋 부린다고 추운 날씨에 옷을 얇게 입고 학교에 가려고 하면, 부모님은 두텁게 옷을 입으라고 한다. 말을 듣지 않고 얇은 옷 상태로 나갈 경우도 있지만, 말을 듣고 두텁게 옷을 입고 나갈 때도 있다. 말 안듣고 나갔다가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나면 부모님 말을 들을 걸 후회하기도 하고, 말 듣고 나갔다가 추위에 떨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비 온다고 우산 챙겨 가라는 부모님 말을 듣지 않아 비를 흠뻑 맞고 귀가한 경험도 생각난다.


왜 우리는 부모님의 말을 듣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것일까?


일단 부모님의 생각은 고루하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의 가르침은 어딘가 불편하다. 옷을 껴 입는 것도 불편하고, 비가 오지 않는데도 우산을 손에 쥐고 가는 것도 불편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득이 되는 것을 일러 주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 어딘가 불편하기는 하다.


부모님의 생각대로 하면 폼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말대로 하면 비단 옷을 고르는 일 뿐만 아니라 자기 삶의 방식, 라이프스타일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트렌드, 유행, 시대적 요구에 부모님의 생각은 부합하지 않는다고 믿게 된다. 한마디로 부모님 생각대로 하면 '뽀대'가 나질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의 가르침은 무언가 잘 모르면서 교과서적인 것만 강요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부모님의 가르침이 옳은 것임을 알지만 융통성이 없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상당한 수고를 겪게 만든다고 여긴다. 쉬운 방법이 있는데, 왜 굳이 느리고 따박따박한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만든다. 게다가 부모님들 스스로도 못 하는 것을 내게 강요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여하튼 부모님은 자식에게 이로운 것을 일러 주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을 수용하거나 거절하는 과정에서 부모님과 다툼이 일어날 뿐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우리의 거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부모님 입장에서 더 이상 설득할 수 없다는 체념에서 "네 맘대로 한 번 해 봐라"라는 말을 듣게 된다.


사람은 뼈저린 경험을 하고 나서야 누군가의 조언이 진실이었음을 알게 된다. 우리 인생은 가능성이 축소되어가는 과정이다.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모님은 가능성과 확률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을 알려 주고 있다. 그 가르침을 감사히 여기고,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일단 행하고, 그 다음에 다투더라도 늦지 않다.


언젠가 내 입에서 "한 번 살아 봐. 그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거야". 이런 말을 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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