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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최고의 교훈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자녀와의 대화에서 있어서 공통점을 추출하자면 '부정-부정 또는 긍정-긍정'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빠는 그러지 못 했으니 너는 그래서는 안돼!"

"아빠가 그러 했으니, 너도 그렇게 해야 해!"


부모가 이루지 못 해 삶에 남겨진 미련과 후회를 자녀가 반복하지 않기를 바램하는 심정에서 자신이 달성하지 못 한 것을 자녀들이 또 다시 이루지 못 하게 될까를 염려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게 된다. 남들보다 우위에서 살게 되는 삶을 목표로 삼고, 절제하고 인내하라고 말하게 된다. 자신은 하지 못 한 뼈를 깎는 노력을 자녀에게는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


부모가 비교적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경우, 자신이 과거에 해 왔던 것을 자식들도 답습하기를 바램하는 심정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따라 오라고 말하면서 그 당위를 은연중에 말하게 된다. 자신이 그렇게 살아보니 대강 문제가 없었다는 안정성 측면에서 자녀들에게 지금 가르쳐 주는 것이 대체적 모범답안임을 주입시키기도 한다.


자녀를 통한 대리만족이든, 보상심리에서 비롯된 보상이든, 자녀에게는 최고의 교훈이 될 수 없다. 지나친 자기 폄하나 지나친 자기 만족에 빠져 자녀들과 동일선상에서 대화를 하고 있지 못 하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최대의 교훈은 무엇인가. 자녀는 부모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모습을 보게 되면, 많은 영감을 얻고 감화된다. 그 어떤 교훈적인 말과 훈계보다 효과적이다. 그 과정에서 자녀가 부모에게 힘이 되고, 자녀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도움을 청한다면 자녀는 부모의 인생에서, 부모의 목표달성에 있어서 중요한 조력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모의 꿈과 목표는 자녀의 성공을 위해 희생했다고 말하면 자녀가 기뻐하며 열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될까.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포장된 것만큼 자녀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없다. 또한, 실천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는 부모의 모습에서 격한 감동이란 발생하기 어렵다.


생계를 위해 성실하게 살아가는 부모 곁에서 자란 자녀가 대체로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갈 가능성은 높지만, 자녀가 보다 높은 목표를 정립하고, 그것을 위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조율해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가는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 할수도 있다. 오히려,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한 부모가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또 다른 희망과 기대를 가다듬어 가는 모습을 보일 때, 자녀는 더 할 나위 없는 스승을 얻게 될 것이다.


자녀에게 최대의 교훈은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에 있을 것이다. 부모가 걸어 보지도 않고 걸어갈 생각도 없는 길을 자녀에게 안내해 본 들, 자녀들은 그 길의 가치를 실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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