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y essay

내 껀 내 꺼, 네 껀 내 꺼.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 2016. 11. 2. 오전


딸(3세) 아이는 자기 사탕을 다 먹고, 오빠(7세)의 사탕에 눈독을 들이다가 결국 허락없이 사탕을 빼앗아 핥아 버렸다.


이를 목격한 아들은 딸에게 응징을 하고 싶었지만, 사탕만 다시 빼앗고는 기분이 상했다. 어른들이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회초리를 들고 딸에게 오빠 물건은 오빠 허락없이는 만지면 안된다고 엄히 말했다. 그리고, 아들에게는 동생하고 나누어 먹을 줄도 알아야 나중에 더 많은 선물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먼저, 울음을 보인 것은 아들, 그리고 이어서 딸이 울음을 터뜨렸다.


분명, 훈계의 강도상 딸이 먼저 울고, 아들이 울던지 아들이 울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는 훈계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훈계 자체가 문제인 듯 해 보인다. 아들은 자기 잘못이 없는데도 자기도 혼이 난 것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딸은 여러 사람 앞에서 혼이 나니 아빠의 얼굴이 무섭게 보이고, 상황이 민망했을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딸에는 소유권 개념을, 아들에게는 양보의 개념을 다시 설명해 주었고, 아이들은 알겠노라 대답했다.


# 2016. 11. 3. 오전


새벽에 운동을 다녀오니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아들은 제 밥그릇을 챙겨서 할머니 방에서 밥을 먹고 있었고, 딸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할머니에게 왜 이러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또 티격태격해서 큰 소리 쳤더니 아들은 울음을 터뜨리고 동생과 동석해서 밥을 먹을 수 없다 했다는 것이다.


어제 상황은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누구의 잘못인지를 가려 낼 수가 있었지만, 이날의 상황은 목격하지 못 했기 때문에 당사자들에게 물어 볼 수 밖에 없었다.


아들은 동생이 자기 책과 장난감을 손으로 쳐서 망가뜨렸다고 하고, 딸은 무슨 소린지 알아 들을 수 없는 볼멘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상황에서 누구의 시시비비를 가릴 수는 없었고, 그저 싸우지 말라고 했는데, 또 싸우면 정말로 화를 낼 것이라는 원초적인 말만 했다.


# 관점이 다른 두 아이


첫째 아이는 모든 물건이 자기 것이었는데, 동생이 나타나면서 나누어야 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둘째는 본래 자기 물건은 없었으니 보이는 데로 침해(?)행위를 해 본다. 그러다 별탈 없으면 자기가 만지고 놀면 그만이다.


첫째 아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것이었던 것들을 하나씩 나누어 가는 경험을, 둘째는 하나씩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경험을 하다가 그 접점 어딘가에서 충돌이 발생한다. 양보할 수 없는 것과 반드시 가지고 싶은 것이 만나면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공평하게 같은 것을 두 개씩 사 주는 것만으로는 이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 이미 과거 물건들이 홀수로 존재하기 때문에 한 쪽의 양보나 포기가 있지 않고서는 싸움은 불가피하다.


시간이 지나면 지적으로 성숙해서 이런 갈등의 모습은 목격하지 않을 것이지만, 당분간은 이 상황이 자주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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