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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 부족인 상황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바둑에서 서로의 말을 잡기 위해 싸움을 벌일 때 '수읽기'를 한다. 이렇게, 저렇게 두었을 경우 과연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지를 바둑돌이 두어진다고 상상하면서 수를 세어 보는 것이다.

그런데, 수읽기를 잘못해서 싸움 끝에 패하게 되면 돌을 던지거나(바둑에서는 패배를 인정할 때, 돌을 던진다고 표현한다), 그 죽은 행마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형세를 판단해서 최대한 그 손실을 만회해서 승리할 수 있는 수를 찾아야 한다.

이런 저런 수읽기로 판단한 끝에 '한 수 부족'인 경우, 그저 돌을 던지기도 아쉽고, 혹여 상대방이 패착을 해서 한 수 부족한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누가 보아도 한 수 부족인 상황의 경우에는 상대방도 그 수순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돌을 던지거나 이미 놓인 사석이 될 돌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지만, 만의 하나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경우에는 미련을 버리기 힘들다.

특히, 호전적인 기풍을 가진 사람의 경우 싸움에서 진 경우 냉정을 잃기 쉽기 때문에 한 수 부족인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지 못 하고, 계속적인 미련을 가진다. 향후 행마는 100%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 하게 된다.

한 수 부족인 상황을 극복하고 종국에 승리할 방법은 무엇일까. 삶에서 어떤 목표가 될듯하면서 잘 되지 않는 그런 상황에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강물은 바위를 만나면 우회하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바다로 흘러간다. 여러 유혹이 발목을 잡고, 집중력을 흐트리는 경우, 뚜렷한 목표의식만이 우리가 걸어갈 방향을 잃지 않도록 만든다.

도중 싸움에서 패하거나, 장애를 겪거나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한 판의 바둑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목표처럼 뚜렷한 목표만이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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