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처음처럼...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순수했던 그 시절의 아련한 실수와 촌스러움, 그리고, 미숙함. 하지만, 그런 수치심에도 불구하고 순수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그 처음을 추억한다. 사랑도 처음 느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었다면 이별이란 단어는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초지일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은 왜 어려운 것일까. 개구리가 올챙이적을 왜 잊어버리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왜 변하고 변한 것일까.


세상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상처받고 누군가로부터 이용당하고, 누군가를 헐뜯고 속이고, 짓밟고 짓밟히고 하면서 순수함을 점점 상실해 왔다. 그리고, 우리의 가슴 속에 있는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순수는 철학이고, 비현실적인 가치가 되어 버렸다. 순수성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하게 된다.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흘려 보내고 그 속에서 많은 사람과 부대끼고,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인간은 뽀송한 피부를 타고 태어나 점점 모공이 넓어지면서 온갖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성인이 되어 버린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책임을 부담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존재인 것이다.


스스로도 어린 시절의 순수함은 지독히도 상실했다. 세월과 사람이 어린 순수를 어지럽혔다. 그리고, 우리가 지탄해 마지 않는 지도자들도 분명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물질과 권력과 명예라는 메피스토펠리스에게 우리는 영혼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 하는 불가능함이 처음처럼 숨쉬던 그 시절을 그립게 만든다.


부끄럽고 변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가장 설득력있는 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처음처럼 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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