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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평변호사 Mar 27. 2016

먹방, 쿡방 -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이론

윤소평변호사칼럼

최근 먹방에 이어 쿡방이 유행한지 상당히 시일이 흘렀다.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2000년대 후반부터 사용된 신조어이다. 처음에는 인터넷 방송에서 방송자가 먹으면서 소통하는 방송이 인기를 끌었으며, 후에 매체나 공중파 방송에서도 먹방이란 용어가 사용되었다.

먹방에 이어 쿡방이 유행을 하게 되었는데, ‘쿡(Cook)’과  ‘방송’의 합성어로, 단순히 맛있게 먹기만 하면서 방송을 송출하던 수준에서 나아가 출연자들이 요리사 등과 함께 직접 요리를 하면서 토크쇼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채널에서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쿡방이 방영되고 있고, 쉐프들이 각종 광고와 토크쇼 등에 중복출연하는 등 식상의 수준을 넘고 있는 듯 하다. 여기에 막연히 알 수 없는 문제점이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의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먹방이 인기가 있는 이유에 대해 장기 경제 침체로 한국인들에 널리 깔려있는 불안감과 불행 때문이라고 한 바 있고, 월 스트리트 저널과 같은 유명 저널에서도 이같은 트렌드에 대해 소개를 한 적이 있다.

당장 학창시절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이 떠 오른다.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에 이론에 따르면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과 사랑의 욕구, 자존감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의 피라미드 형태로 인간의 욕구를 구분한다.  

위 욕구단계 이론에 따르면, 하위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 상위 단계의 욕구가 발생하고, 결핍욕구는 일단 충족되면 더 이상 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동기는 감소하지만 존재욕구는 완전히 만족되지 않고, 특히 인간의 잠재적인 능력을 실현하려는 자기실현의 욕구는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그런데, TV 시청이나 매체에 대한 접근은 정보의 지득을 위한 것이든, 단순한 오락과 휴식을 위한 것이든, 여러 동기가 있겠으나, 지적 만적을 위한 것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먹방, 쿡방, 그리고 욕구단계 이론과 관련해서 생각을 정리해 보면,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는 생리적 욕구단계에 속하는 것으로 가장 하위단계에 속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행위임은 분명하다. 음식섭취행위로 안전의 욕구, 자존감의 욕구, 사랑하는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는 모습을 보거나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여 주는 행위를 통해서 소속과 사랑의 욕구도 충족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먹방, 쿡방에서 눈을 떼지 못 하는 이유는, 한 저널이 지적했듯이 경제적 상황, 속한 현실상황이 답답하기 때문인 것이라는 것이 내게는 설득력있게 와 닿는다.

얼마나 사는 게 팍팍하고 고단하였으면 먹는 것, 음식을 조리하는 것으로 귀한 시간을 보내고, 이를 통해 휴식을 취하고자 하겠는가.

요리사, 주방장은 사실 주목받던 직업영역이 아니었음에도 먹방, 쿡방 등에 힘입어 대세적 직업군으로 등극까지 할 지경이고 많은 광고수익과 출연료 등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는 듯 하다. 물론 일부에만 국한될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불황과 삶의 무게가 가장 하위 단계 욕구로 이끌고 있음은 분명하다.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사고를 하기 때문이고, 육체적 양식에만 관심을 쏠을 것이 아니라 정신적 양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런지 조심스레 물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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