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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결과에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는 이유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청문회에 소환될 정도의 인사라면 어느 정도의 권세와 부, 위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죄책감이라는 것은 결여되어 있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기본적으로 불운하다고 여길 뿐, 진정에 기한 반성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준비한 것 이외에 진술하지 않기로 작심하고 청문절차에 출석한 것이기 때문에 질문이 어떠하든 반환되는 답변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 국민들로 하여금 흥미과 관심을 떨어뜨린다. 대부분의 답변은 '부지'이다.

소환된 인사들은 자기 우월감에 빠져 있기 때문에 청문회 절차, 질의자에 대한 존엄, 성실한 답변을 해야 하는 책무, 국가와 사회에 끼친 악영향에 대한 반성 따위는 기대하기 힘들다. 청문회는 수사절차와 공판절차와 달리 기본권 제한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몇 시간만 버티다가 귀가할 생각이 머릿 속에 충만할 뿐이다.

질의자들은 피소환자들의 이러한 기본적 성향과 마음자세를 인식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날선 예리한 질문을 하고, 질의자들로 하여금 가급적 많은 진술을 하게 함으로써 그 속에서 모순과 실언을 찾아 내 재질문을 반복함으로써 피소환자들을 궁지로 내몰아야 한다. 한마디로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황으로 이들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질의자들의 머리 속에 다양한 생각, 욕구, 동기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질의자들이 증인이나 참고인보다 더 많은 진술을 한다. 정제되고 정돈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쇼맨쉽에 기초한 질책과 자신들이 준비한 자료의 낭독이 대부분이다.

질의자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은 잡념이란, 당략, 당론에 기한 태도의 제한, 청문회 스타로 거듭나기 위한 대외적 이미지 쇄신, 현 정권에의 적정한 타협 등 다양할 것이다. 돌발적인 언행을 통해 여론의 집중을 이끌고자 이해하기 힘든 질의를 하는 인사들도 더러 있다.

청문회의 질의자들은 특정 정당, 개인의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청문회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고, 그 대답을 국민들에게 들려주는 대리인의 자격에 서 있는 것임을 인식해야 하고, 피소환자들의 기본적인 성향이 각 질문이 원하는 답을 내 줄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오금을 저리게 할 객관적인 자료를 충실히 현출할 필요가 있다.

청문회에 저격수가 없고, 양심에 기초해 진술할 인사가 없는 청문회에 국민들이 특별한 기대를 걸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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