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일하는 것보다 놀이를 선호하는 것이 본성이기 때문에 출근하는 것보다는 주거지에 최대한 머물고 싶다.
하지만, 생계유지를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은 출근의 필요성을 당연하게 만든다. 일 자체가 놀이보다 좋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주관적인 관점에서는 예외적일 뿐이다.
# '그' 사람이 싫다
출근하기 싫은 이유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특정한 누군가가 싫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만난 그 특정인은 자발적 선택에 의해 만남이 주선된 것이 아니다. 게다가 기피대상인 특정인이 나에 대해 명령권한과 복종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 사람이 싫기 때문에 출근하고 싶지 않다.
그 사람에게 정을 보태고, 기분을 맞추려는 노력을 하더라도 그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일 자체보다는 사람이 스트레스인 셈이다.
내적인 도전정신과 진취적 의지를 한껏 불살라 보려는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스스로 변하지 않는 한 변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 출근하기가 꺼려진다.
# 하기 싫은 일
직업을 얻기 힘든 시기에 그나마 얼마간의 돈이라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회사에 몸을 담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지만, 원하고 꿈꾸던 일이 아닌 일을 해야 하는 회사에 출근하는 것은 본성과 적성이라는 것을 거스르는 것만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를 점점 잃어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대로 계속 살아가다가는 언젠가는 으스러져 먼지가 되어 버릴 것만 같다.
소득의 다소를 떠나 일 자체에서 일정한 즐거움을 추출해 낼 수 있다면 출근길이 그리 무겁지 않을 것이지만, 현실과의 타협 끝에 얻은 직장일 경우, 일 속에서 즐거움을 찾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그런 물리적 공간에서 비롯되는 업무는 자발적인 즐거움을 선사해 주지 못 한다.
# 과소한 보상
꼰대도 견뎌내고, 원하지 않던 일이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심히 일하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해야 할 일, 그리고, 다른 선택이 없는 상황에서 피할수 없다면 즐기자는 구태한 격언처럼 매일 최면을 걸면서 '그 친구, 요즘 친구들 같지 않아!'라는 평가를 받아내는데 가까스로 성공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자신을 속여가며 기울인 노력 대비 너무나 적은 소득은 출근을 하고 싶지 않게 만든다.
# 관성
출근하기 싫은 이유로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관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뉴튼의 법칙이 물리가 아닌 심리에도 작용한다.
휴일 끝에 다가온 일상적인 출근이 싫어지는 이유는 휴일에 만끽했던 현 상태를 더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관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