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직접 운행하기 전에는 인식하지 못 하다가 일정한 차종의 차량을 운행하게 되면 유독 그 차량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그렌져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렌져가, K5를 운행하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눈에 자주 .띈다.
오래 운행하던 차를 처분하고 새로운 차를 구입한 경우,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예전에 운행하던 차종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현재 차종과 같은 차종이 눈에 잘 띈다.
동질감 내지 유대감
같은 차종을 보게 되면 차주가 비슷한 차량선호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거나 비슷한 자산수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메이커의 같은 차종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동호회를 결성하고 모임을 갖는 이유도 이런 연유 때문일 것이다.
차종도 같고 색상까지 같으면 마치 자신의 차가 나와 관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만 같다.
익숙함
자기 차량은 눈에 잘 들어온다. 집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유독 혼자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차량 내 공간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독립된 시간을 보장해 준다. 비바람을 차단해 주고, 지나친 냉기나 열기까지 막아준다.
차량은 익숙함을 준다. 자기 차량에 익숙해지면 타인의 같은 차량이 시야에 쉽게 들어온다. 이 차종이 이토록 도로에 많았는지 예전에는 알지 못 한 사실이었다.
뇌의 작용
뇌는 익숙한 것에 대해서는 에너지를 덜 소비한다. 습관이 되어버리면 뇌는 사고작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익숙한 것에 대해서는 뇌는 교감신경에 내리는 명령을 하지 않거나 감소시킨다. 익숙한 것에 대해 심박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뇌가 익숙한 것에 대해 크게 반응하지 않음으로써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많은 활동을 해야 하는 뇌가 익숙한 것을 찾아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고 하기 때문에 같은 차종이 눈에 쉽게 들어온다.
사실 같은 차종이 중복해서 도로를 주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동차 시장이 독과점 시장이고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자동차제조회사가 대부분의 자동차를 생산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자동차가 중복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동차만큼 같은 제품이 가시적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심리적인 이유에서 찾아보야 할 듯 하여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