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번잡한 그 곳을 떠나다
아침 8시 40분의 국회의사당역은 적막하다. 지친 얼굴을 한 수많은 사람들이 내는 소리라고는 구두가 또각거리는 소리, 우연히 마주쳐 소곤소곤 인사를 나누는 소리, 개찰구에 카드를 태그하는 소리 뿐이다. 수백명이 내는 소리치고는 참 인간미 없다.
내가 5개월간 다녔던 직장은 그 인간미 없는 곳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다. 회사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아주는 번듯한 직장이었으나, 인턴으로서의 나는 그곳에서 할 일이 많지 않았다. 정부의 자금을 집행하는 일은 생각보다 절차가 복잡했고, 거대한 책임이 뒤따랐으며,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협의해야 했다. 당연히 5개월만 있다 떠나는 인턴 나부랭이에게 그런 거대한 책임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찮은 일에서나마 보람을 꾸역꾸역 찾으며 사업에 대해서 공부하고 버텼던 이유는 여의도에서의 5개월 근무 후 따라오는 해외파견 때문이었다. 사업의 특성상 파견지는 주로 동남아, 아프리카였고, 나는 그 중에서도 미얀마에 파견을 나가게 되었다.
오늘이 여의도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다음주부터는 미얀마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아직 짐도 채 싸지 못했지만, 걱정보다는 설렘이 앞선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개발도상국, 그 중에서도 아시아의 마지막 미개척지라 불리는 미얀마에서 보고 듣고 맛보고 느낄 생각에 가슴이 들뜨기만 한다.
과연 나는 그 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공간은 미얀마라는 국가, 민족, 문화 등에 대해 느낀 감정을 담는 공간이며, 일적으로도 느낀 소소한 감정들을 담는 곳이 될 예정이다. 인사부가 부디 이 플랫폼까진 범접하지 않아야 할텐데..
물론 구체적인 업무내용은 올리지 않을 테지만, 그래도 국제개발협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소소한 읽을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나 인턴 관련 정보가 없는 현재 직장의 기금파트에는 더더욱.
인생에 있어서 다시 없을 5개월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