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일을 하지 않는 시간도 필요하다. 일을 멈추라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일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일에 대한 생각조차도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시간을 통해 평소와 다른 생각, 새로운 관점, 다양한 가치관을 접하며 스스로를 깨우고 성찰하기 위함이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일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와타나베 이타루의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에 나오는 이 글은 깊이 공감이 된다.
"육체적으로 고된 일이라 몸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우리에게 휴일이 많은 여러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하다. 굳이 설명하자면 지금보다 빵을 더 잘 만들기 위해 빵을 안 만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빵에 대해 더 파고들고 기술력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빵만 보이고 세상이 안 보이게 되면 어떤 빵을 제공해야 할지를 모르게 된다. 빵 이외의 것들과 만나는 시간은, 기술을 부리는 사람으로서의 감성을 연마하고, 삶의 폭과 깊이를 더하며, 견문을 풍부하게 하고, 사회의 움직임을 느끼는 눈을 기를 수 있게 해 준다. 시대가 원하는 빵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 일과 생활이 하나가 된 삶에도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이 목적이 되면 삶이 피곤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과 여가 사이의 균형이다. 진정한 삶의 가치와 그 과정에서 일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균형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어느덧 10월도 막바지지에 다다랐다. 11월을 앞둔 지금, 나는 일과 여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혹시 여가 시간에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데 몰두하거나 일이 힘들다며 부정적인 생각에만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진정한 쉼은, 결국 밖으로 향하던 시선을 나에게로 돌려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그 시간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