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없는 인생의 문제 앞에서
최근 마음을 무겁게 하는 문제가 있었다. 사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곪아왔던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이니, 최근의 일이라기보다는 오래된 갈등의 재발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라는 단어가 조금 과장되게 들릴 수 있지만, 나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어렵다는 것은 내가 바라는 방식으로 이 상황을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 보았지만,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내 상태를 표현하자면 '전전긍긍, 진퇴양난'이라는 말이 딱 맞을 것이다.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 문제는,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도 자꾸 다시 되돌아와 나를 괴롭혔다. 내 안에서 문제는 점점 커져만 갔다.
도저히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다고 느껴서, 결국 '내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일이라면 차라리 잊어버리자'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마음을 다잡더라도, 돌아서면 그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다른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이렇다.
'문제를 계속 생각하면 문제에 더 깊이 빠져들 뿐이다. 억지로 잊으려 하면 오히려 더 생각나니, 그냥 생각나는 대로 두자.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고 기다려 보자.'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거대한 폭풍이 밀려오고, 그럴 때 피할 방법이 없다. 그저 견디는 수밖에. 처음에는 불평불만이 나오지만, 그래봤자 더 힘들어지고 바뀌는 것도 없다. 차라리 내가 자초한 부분도 있으니, 당할 일을 당하는 거라고 생각을 바꿔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게 해야 불평도 줄어든다. 물론 하고 싶은 말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도 별 소용이 없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기도'다. 기도한다고 해서 하나님이 당장 문제를 풀어 주시는 것은 아니지만, 기도하면서 마음이 추스러지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이 내가 깨달은 핵심이다. 혹시 아는가? 기도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지도. 설령 해결되지 않더라도 이미 나는 문제에서 저 멀리 벗어나 있다.
내 힘과 의지로 안 되는 일 앞에서는 기다림과 기도 그리고 마음을 비우려는 노력,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최악의 상황이 닥쳐와도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 또한 내 삶의 일부라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