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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13. 2024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했어야 했는데

우리는 ‘온전한’ 사랑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 자체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사랑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 전체를 사랑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이렇게 돼 주었으면 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는 누군가 좋아지면 종종 자신의 이상적인 기대나 바람을 상대에게 투영하고, 그가 그 기대대로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와 다른 상대가 내 기대에 부응하긴 쉽지 않다. 그때 우린 쉽게 실망하고, 때로는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하며 단죄하기도 한다. 이는 진정으로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나의 기대, 즉 나를 더 사랑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사랑도 이기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사랑이 실패로 끝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이다.


사랑의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이 ‘기대‘와 모든 것을 무화시키는 힘을 가진 ‘시간‘이다. 관계가 깊어지면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관계가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간의 힘으로 시간을 멈출 수 없지만, 기대나 바람은 낮출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자기 절제와 인내 무엇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나도 섣부른 기대 때문에 많은 사람을 놓쳤고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 결국 이기적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 린다 캐럴이 한 이 말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완벽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사람을 완전하게 바라보는 법을 배움으로써 진심을 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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