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를 간당간당하게 사용하는 편이다. 충전할 때가 되어도 깜빡 잊기 일쑤고, 무엇보다 충전하는 게 귀찮아서 그냥 괜찮겠거니 하고 넘어가는 일도 잦다. 그러다 보니 외출 중에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아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길을 찾기 위해 위치 서비스를 켜고 지도 앱에 접속하려다가 휴대폰이 꺼지기도 했고, 중요한 전화를 받고 통화를 하다가 휴대폰이 꺼져버린 적도 있다. 그런데도 이 습관은 좀처럼 잘 고쳐지지 않는다.
전문가나 애플 같은 휴대폰 제조사들에 따르면, 배터리를 100퍼센트 완전 충전(완충)하는 것은 오히려 배터리 수명을 줄인다고 한다. 그렇다고 나처럼 배터리가 20퍼센트 이하로 떨어졌는데도 충전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수명에는 썩 좋지 않단다.
배터리 수명에 대한 정보를 읽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0퍼센트 완벽한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미리 대비한다면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나 더 여유가 생기겠지만, 조금 부족한 듯 살아가면 예상치 못한 실수마저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그래서 삶도 지금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질 거라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삶을 더 충만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물론 간당간당할 정도로 너무 여유를 부리는 일은 피해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