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Nov 23. 2024

그때 사명이 있었더라면

직업인으로서, 아니 한 인간으로서 내 사명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다. 우리는 대부분 큰 고민 없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고 일을 한다. 특별한 동기 부여 없이(하긴 일을 하면서 동기나 대의명분을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마는), 일을 하다 보니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지친다.


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더 나아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두 지쳤다고 하소연한다. 매일매일 전쟁터와 같은 일상, 영혼 없이 해야 하는 일과 사람을 지치게 하는 힘든 상황 그리고 마음에 맞지 않는 주변 사람들까지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상황과 일들이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


김훈 작가는 말했다. "만약 글을 쓰는 사람으로 나에게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고귀함을 언어로써 증명하는 것이다." 과연 내게도 사명이 있었을까? 사명까지는 아니더라도, 과연 주어진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기나 했었나?


돌이켜보면, 적어도 내게 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맡은 일에 대해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했어야 했다. 어떤 일을 할지는 선택할 수 없어도 그 일에 어떤 동기와 의미를 부여할지는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내 삶과 일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후회스럽게도 내가 놓친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지금 지쳤다면 잠시 멈추고 생각해 봐야 한다.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를. 알랭 드 보통도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이 의미 있게 느껴지는 건 언제일까?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자아내거나 고통을 줄여줄 때가 아닐까? 우리는 그저 물질만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의미에 초점을 맞추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고 재밌게 사는 게 나쁘지 않지만, 돈과 쾌락만을 목적으로 삼게 되면 삶이 허무해진다. 일과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잃기 쉽다.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라도, 진정한 삶의 가치와 그 과정에서 필요한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인간은 그 의미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기 어려운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안에서 빛날 때 가장 아름다운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