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재능은 그 자신이 파괴하지 않았던가. 그가 자신의 재능을 망치고 만 것은 그 재능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자신을 배신하고 자신이 믿는 바를 배신했기 때문이며, 지각의 칼날이 무디어질 정도로 술을 과하게 마셨기 때문이고, 나태와 안일과 속물근성 때문이고, 교만과 편견과 그 밖의 여러 방법 때문이 아닌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ㅡ 킬로만자로의 눈>
다른 사람이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도, 내가 그 상처를 상처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국 나를 파괴하는 존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뜻이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상황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나를 무너뜨릴 수 없다. 힘들다고 술을 마시는 선택도 내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고, 교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아 더 큰 어려움에 빠지는 것도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슬픔이여 안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쓴 프랑스아즈 사강(1935 - 2004)이 법정에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고 강변했지만, 그 말은 곧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는 뜻과 다름 아닌 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