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끝내 나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

by 서영수

삶의 덧없음을 해가 바뀌고 달이 새로 시작되는 시간만큼 절실히 깨닫게 되는 때도 없는 것 같다. 시간을 구분한 것은 인간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를 통해 인생의 유한함을 선명하게 깨닫게 된다. 편의를 위해 한 일이 오히려 우리의 한계를 규정짓는 것이다.


요즘 그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극복해 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있다. 특히 스스로를 고치고 새롭게 변화하는 일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나'라는 존재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あくたがわりゅうのすけ)도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가장 무서운 사실은 우리가 끝내 우리 자신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시인이 쓴 한 줄의 시는 언제나 그의 시 전부이다."


맞는 말이다. 나는 나 자신을 결코 넘어설 수 없다. 한계를 긋는 것은 언제나 자신인 것이다. 그 사실이 가장 힘들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한 이유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늘의 쉼표 한 잔의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