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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어제와 똑같은 하루였죠

by 서영수

"Era una giornata come quella di ieri, 어제와 똑같은 하루였죠." 이 문장은 이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언제든 어제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 어제는 조금 전이지만, 내일은 영원히 혼을 뻗칠 수 없는 저편에 있다.


츠지 히토나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에 나오는 문장이다. 나에게 오늘이 새롭게 주어졌다 해도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똑같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어제는 내가 방금 전까지 살았던 시간인데도, 마치 오래 전의 기억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그 시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만이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다. 하여, 내가 지금 살아서 숨 쉬고 있는 이 순간만이 온전히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좋든 나쁘든, 흘러간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어제를 돌아보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어제가 자신의 인생의 전부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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