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by 서영수

운명이 어디 있느냐고 호기롭게 말하며 오로지 내 의지와 뜻에 따라 삶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운명은 있었고 피할 수 없었던 한계 또한 분명히 존재했었다. 나만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지금이 과거와 비교해서 별로인 것은 아니다. 그 시절의 꿈은 상실했지만 또 다른 꿈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욕망과 부질없는 꿈에서 해방된 상태, 모든 것이 대체로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받아들여지는 수용의 태도, 삶이 주는 질문에 적당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질문 자체를 품고 살아가면 된다는 부드러운 마음.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내가 나를 존중해 주지 않으면 비참함을 넘어 남은 삶에 대한 의욕마저 사라질지 모른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 벚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