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벚꽃처럼

by 서영수

아직 서울은 머뭇거리고 있지만

남쪽에서는 벌써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벚꽃은 늘 그렇습니다.

피는 속도가 빠를수록,

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살며시 피었다가,

잠깐의 비바람에 흩날리며 사라집니다.

잠깐 얼굴을 내밀고는 이내 숨어버리는

수줍은 첫사랑 같다고 할까요.

그 순간을 놓치면

다시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없습니다.

마치 벚꽃처럼요.



사실 우리 삶이 그렇습니다.

가장 찬란한 순간은 짧고,

그 이후의 시간은 그 한때를 추억하는

긴 시간으로 채워집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 날을 그리워하는 건,

그때가 가장 아름다웠다는 사실을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젊음은 잠깐이고,

그 뒤에는 더 이상 젊지 않은, 병들고 지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가 내 인생의

벚꽃과 같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조금만 더 제대로 누렸더라면 ㅡ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후회만 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도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한 번의

봄날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피지 않은 벚꽃이

우리 마음속 어디엔가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을 음미하는 것입니다.

흘려보내지 말고, 스치듯 지나치지 말고

내 시간으로 꽉 붙잡아야 합니다.

지금 여기,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이

우리의 화양연화의 시간일지도 모르니까요.



당신이라면,

이 순간을 어떻게 붙잡고 싶으신가요?

문득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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