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원하는 일보다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할 때가 더 많다. 애써도 뜻대로 되지 않고,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런 순간이 반복되면 어느새 마음은 지치고, 결국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어진다. 해결책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피한다고 해서 벗어날 수도 없다. 되레 비슷한 일이 반복될 뿐이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오후부터 잔뜩 흐린 하늘, 더위까지 겹쳐 하루 종일 무기력했다. 뭘 해도 집중이 되지 않고,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의지도 쉽게 꺼지고 마는 하루였다.
생각해 보면,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내가 더우면 다른 사람들도 더울 테고, 기운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들 조용히 견디고 있을 뿐, 누구나 비슷한 무기력과 마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 견디지 못해 조급해지는 내가 문제일 뿐이다. 내 노력보다는 때로 시간이 더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는 것, 처음에는 공감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받아들이는 삶의 지혜이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라는 것은 아니다. 삶이라는 흐름 속에서 조급하지 않게, 내 몫을 묵묵히 감당할 때 시간 역시 나를 돕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