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삶의 단상
어제는 비가 오더니 오늘은 다시 화창해졌다.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바람결에 불어오는 공기도 한결 가볍다. 아마 비가 하늘을 맑게 한 것 같다. 비가 오면 근심하나 비가 그치면 더 이상 비 올 때를 기억하지 않는다.
세상에 유익하지 않은 게 있을까?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으로 유무익을 따지지만 얼마나 맞을까? 잠시 기다리면 다시 화창해지는데, 우리는 그 순간을 기다리지 못한다.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는 그의 책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의 아름다움은 미래를 위해 무엇이 좋을지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 삶의 우연성을 강조한 말이겠다. 미래는 알 수 없고,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니 나한테 주어진 이 시간만이 온전히 내 시간이다. 아름다움을 찾는다면 지금 여기서 찾아야 한다. 현재는 살아내야 할 짐이기도 하지만. 그 짐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빛이 빛일 수 있으려면 어둠이 있어야 한다. 어둠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더 중요한 건, 꺼지지 않는, 어둠이 침범할 수 없는 빛을 마음에 담는 거다. 그건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내가 살아 있는 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빛이다. 나에게 그런 빛이 있을까. 어제부터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겨울이 그러하듯, 여름도 다시 오게 마련이다. 나는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졌을 때조차도 좋아진 때를 상상하는 법을 배웠고, 그 소중한 능력은 악마적인 어둠 속을 한낮의 햇살처럼 파고든다."
<앤드루 솔로몬, 한낮의 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