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이 피곤한 까닭은 단순히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시간이 많다고 반드시 여유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마음이 머물 곳이 없으면 여유가 사라지고 삶은 각박해진다. 해야 할 일이 없는 하루가 오히려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드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손에 쥔 모래처럼 시간은 흘러가는데, 그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면 마음만 더 공허해질 뿐이다.
삶이 피곤한 이유는 결국 마음이 어디에 닿아 있느냐에 달려 있다. 같은 현실도 마음이 향하는 곳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올해는 무더위 때문인지 이맘때 큰 피해를 주던 태풍 소식이 잠잠했다. 매년 오는 태풍이 오지 않으니, 그 존재마저 잊고 지냈다. 어쩌면 태풍이 와도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업이 태풍이 오고 안 오고에 달려 있는 이들에게 태풍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삶의 큰 변수다.
태풍이 그렇듯, 세상은 언제나 동일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내가 어디에 서서 무엇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관심 밖의 일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내가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나라는 사람의 실존이 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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