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은 국화의 뛰어난 점을 네 가지로 말했다. "늦게 피고, 오래 견디며, 향기가 은은하고, 아름답지만 화려하지 않으며, 깨끗하지만 차갑지 않다." 얼핏 보면 이런 특성들이 과연 뛰어난 점이라 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세상은 빠른 것을 능력이라 하고, 화려함을 매력이라 부르며, 강한 모습에 더 주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화는 느리고 소박한 특성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꾼 꽃이다. 누구보다 먼저 피어나지 않아도, 눈에 띄는 화려함을 자랑하지 않아도, 계절의 끝자락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며 은근한 향을 내뿜는다. 다산은 남들이 간과하는 그 점을 주목했다.
조선시대 홍유손이라는 천민 출신의 문인은 역시 국화에서 같은 가르침을 보았다. 그는 조급하게 성공하려는 젊은이에게 '성취가 빠르면 재앙'이라고 말하며, 이렇게 조언했다. "국화는 늦가을에 피는데, 된서리와 찬바람을 이기고 온갖 화훼가 사라진 뒤에 홀로 우뚝한 것은 성취가 빠르지 않기 때문이지. 모든 사물은 성취가 빠른 것이 재앙이라네. 빠르지 않아 성취가 늦은 것이라야 그 기운을 굳건하게 할 수 있는 법이네. 그 까닭은 무엇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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