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온 존재를 기울여 가만가만 들어주고 바라봐주는 만남, 아무리 수많은 만남을 가져도 그 온전한 단 하나의 관계가 없다면 다 헛된 것이라는 박노해 시인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비단 설 명절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알고 지내지만, 정작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는 얼마나 될까 하는 물음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설 명절이 지나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예전처럼 한자리에 모여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이 점점 줄어들면서, 관계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보다 의식적으로 가꾸어야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럴수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일까. 나 역시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도, 정작 그들이 편안히 기대어 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고 있는가.
관계가 부담으로 남는 순간은 대개 비슷하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안부보다 필요가 앞서고, 대화라기보다 충고가 이어질 때 우리는 마음의 문을 조금씩 닫는다.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애정이라는 이유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순간, 만남은 따뜻함 대신 피로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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