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주인공 안나는 우연히 브론스키를 만나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유부녀가 남편이 아닌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시대의 도덕규범으로부터 이미 배제된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를 믿었던 그녀가 보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그토록 온 마음을 쏟은 그 사랑조차도 언젠가는 변한다는 사실을.
브론스키의 마음이 식어서일까. 결국 그녀는 자신이 의지하고 믿었던 사랑이 무너져 내리는 지점에서, 마치 마지막 남은 한 가닥 희망을 확인하려는 듯 죽음을 선택한다. 이 비극적인 장면에 대해 한은형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식어버린 연인에게 '내가 잘할게'라고 말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버리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식어버린 사람을 붙잡는다고 해서 붙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고, 그럴수록 그 사람과 멀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고, 머리로는 그렇게 모든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그렇게 머리로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내가 나를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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