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작고한 소설가 정미경(1960 - 2017)의 작업실 원룸 벽에는 이 문장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나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나를 파괴한다." 짧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장이다. 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것과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 같은 뿌리에서 나올 수 있다는 이 역설은, 오래 곱씹을수록 묘한 설득력을 지닌다.
돌이켜보면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을 남긴 작가들 중에는 생전의 삶이 평탄하지 않았던 이들이 유독 많다. 도스토옙스키와 카프카를 비롯해, 이름을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그들의 불행을 단순히 시대의 몰이해나 불운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오히려 세상의 외면과 결핍이 그들로 하여금 자신과 삶,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해 더 집요하게 사유하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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