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에 나오는 글이다. 플로베르는 이 문장 뒤에 이렇게 덧붙인다. 엠마는 마치 난파당한 선원처럼, 자신의 삶이라는 고독한 바다를 바라보며 안개 낀 지평선 너머 하얀 돛을 찾고 있었다고. 무엇이 올지, 어떤 바람이 그것을 데려올지, 자신을 어디로 실어 갈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매일 아침 눈을 뜨며 오늘은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 기대했다고.
그러나 날은 저물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기대는 반복되고 실망도 반복된다. 엠마가 지쳐 있었던 것은 단지 결혼 생활이 지루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녀를 더 지치게 한 것은, 매일 아침 새롭게 품는 희망이 매일 저녁 조용히 무너지는 그 반복적인 리듬이었는지도 모른다. 변화는 오지 않는데 기대만은 멈추지 않는 상태. 그 간극이 그녀를 점점 더 비현실적인 욕망으로 밀어 넣었을지도 모른다.
이 대목을 다시 읽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 역시 삶의 어느 시기에는 막연히 '어떤 사건'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던가. 누군가가, 혹은 어떤 계기가 나를 다른 삶으로 옮겨주기를 바랐던 적은 없었는지. 현실을 조금씩 바꾸기보다, 현실을 통째로 뒤집어 줄 무언가를 기대했던 순간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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