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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Sep 29. 2022

최고의 노래만 듣는 방법

솔직히 재즈에 대해선 잘 모른다. 다만 책을 읽을 때, 재즈풍의 피아노곡을 종종 듣는 편이다. 클래식과 달리 무겁지 않으면서 반복되는 선율 속에 묘한 중독성이 있고, 책을 읽으면서 들어도 크게 부담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피아노곡 외에도 다른 재즈를 종종 듣곤 하니,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재즈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우에하라 히로미(Uehara Hiromi)는 미국 보스턴의 명문 버클리 음악대학 출신으로 일본이 않은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이다.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해서 나름 기본기가 탄탄하다고 알려져 있다.

<Blackbird>란 곡은 원래 비틀스(The Beatles)가 부른 곡이다. 발매된 지 오래된 곡이다. 그 곡을 재즈풍으로 리메이크한 곡이 바로 히로미가 연주한 이 곡이다. 잘 들어보면 중간중간에 비틀스의 느낌이 난다. 비틀스의 원곡도 좋은데, 이 곡도 좋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종전에 있던 것을 약간 변형해서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 이것도 창조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히로미는 성공한 것 같다. 비틀스의 원곡도 같이 함께 소개하니 비교해서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지난 주말에도 인왕산에 올랐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제법 공기도 서늘해서 등산을 할 만했다. 복잡한 일이 있어도 산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는 건, 자연이 주는 힘과 자연으로부터 얻는 위안 때문이다. (어쩌면 산을 오르면서 힘들기 때문에 다른 생각이 안나는 것일 수도 있고. 정상에 오르면 내 고민이 실은 별게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반려견을 키우는 이유도 비슷할 것이다.  


사람은 배신해도 반려견에게 배신이란 없다. 늘 주인을 반갑게 맞아주고, 힘들 때 옆에 와서 가만히 앉아 있는다. 오직 한 주인에게만 변함없이 충직한 건 두말할 것도 없다. 한때 지방근무를 할 때 반려견을 키울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반려견을 입양하려고 알아보고 다녔으니까, 나름 구체적으로 뭔가를 시도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내가 직장에 출근하면 반려견이 오랫동안 혼자 지내야 하는 게 안쓰럽고 가혹한 것 같아서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 부담이 없는 음악에 더 집중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때로 한 곡의 음악이 사람보다 더 위안을 주기도 하니까.


음악도 부지런히 챙겨서 들어야 한다. 워낙 많은 곡들이 나와서 한눈팔면 휙휙 지나가 버릴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곡을 다 들을 수 없다. 그건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로 나는 가급적 최신곡 위주로 듣는 편이다. 언젠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김연수 작가의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 중에서 <끈기가 없는, 참으로 쿨한 귀>라는 산문이다. 작가의 말이 이렇다. 이 글을 읽고 나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모두 최고의 음악을 듣고, 최고의 삶을 살기를!!


"유행가의 교훈이란 이런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가장 좋은 것을 좋아하자. 하지만 곧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나올 텐데, 그때는 그 더 좋은 것을 좋아하자. 물론 더 좋은 것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다른 더 좋은 것을 좋아하자. 아무튼 지금 여기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만 좋아하자. 그게 바로 평생 최고의 노래만 듣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최고의 삶이란 지금 여기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사는 것이리라. 물론 가장 좋은 삶이라는 건 매 순간 바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식으로 제대로 산다면, 옛날에 좋아하던 유행가를 들을 때처럼 특정한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경험들을 많이 할 것이다. 결국 최고의 삶이란 잊을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는 삶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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