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드 커넥션
오늘 소개하는 곡은 너드커넥션(Nerd Connection)의 <좋은 밤 좋은 꿈>이다. 이 곡을 처음 듣고 밴드 이름이 '너드커넥션'인 이유가 궁금했다. 일반적으로 '너드(nerd)'라고 하면 '멍청하고 따분한 사람, 컴퓨터만 아는 괴짜, geek'을 의미한다. 지적 · 기술적으로 어느 한 가지에 좁고 깊게 빠져 다른 세상 일은 몰라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공부는 잘하는데, 세상 물정 모르고 지루한 사람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밴드 이름을 '너드커넥션'이라고 지었으니 무슨 사연이 있을 터. 사연인즉, 4명의 멤버 중 3명이 연세대학교 ‘공대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그렇게 해석을 한 거고, 실은 리드기타를 맡고 있는 최승원이 구글에서 검색해서 추천받은 이름이 '너드커넥션'이라고 해서 임시로 사용하다가 지금까지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공대 출신이 만든 곡이라고 선입견을 갖지 말기를, 음악은 뭘 전공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의 관점과 취향의 문제니까.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내가 보지 못하는 인간과 세상의 다른 면을 보는 사람들이고, 그들도 마찬가지다.
가끔 잠이 오지 않으면 이 곡을 듣는다. '좋은 밤이야, 그러니 좋은 꿈을 꾸겠지' 이렇게 자기 암시를 하다 보면 어느새 스르륵 잠이 오기 시작한다. 그만큼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너드커넥션은 '인디 밴드(Indie Band)'다. 인디 밴드는 일반적으로 '자기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기 위하여, 상업적인 대중음악과 달리 독립된 소규모의 자본으로 활동하는 밴드'를 지칭한다. 그야말로 대중적인 유행 또는 인기를 추구하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음악을 하는 밴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인디 음악은 밴드의 수만큼 다양하다.
하늘에 아무리 별이 많아도 우리는 그 별을 다 헤아릴 수 없다.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도 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고, 스스로도 얼마나 그 사람을 간절히 사랑하는지 다 알지 못한다. 이미 헤어진 사이라면, 세월이 흐르면 잊혀야 하는데 어떤 사랑은 오히려 더 뚜렷해지고 간절해지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의 어떤 모습을 그렇게도 깊게 사랑했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의 전 존재를 내 영혼으로 받아들이면 아마 그 사람의 흔적이 영혼에 새겨지기 때문일까. 이 밤이 지난다고, 세월이 흐른다고 그 흔적이 사라지지 않는다. 더 이상 뭘 할 수도 없으니, 가사처럼 잘 자라고, 행복하라고 빌어주는 수밖에 없다.
흔히 세세한 것에 연연하지 않고 대범한 (척하는) 게 쿨하다고 한다. 이미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술 취해서’ 다시 연락하는 것은 쿨하지 않은 거다. 쿨한 건, 다소 무기력해 보일지라도 집적대지 않고 마음으로 그 사람이 잘 살기를 빌어주는 거라고 할 수 있다. 밉다고 속으로 욕하지 말고. 술 먹고 전화하지 말고.
그러니 나도 쿨하게 '너드커넥션'의 가사처럼 '좋은 밤, 좋은 꿈을 꾸라'고 말하고 싶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건 지울 수 없는 어떤 것이 가슴속에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인지도.
저 많은 별을 다 세어 보아도
그대 마음은 헤아릴 수 없어요
그대의 부서진 마음 조각들이
차갑게 흩어져 있는 탓에
그댄 나의 어떤 모습들을
그리도 깊게 사랑했나요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밤 좋은 꿈 안녕
시월의 서늘한 공기 속에도
장미향을 난 느낄 수가 있죠
오월 어느 날에 피었던
빨갛던 밤을 기억하거든요
그댄 나의 어떤 모습들을
그리도 깊게 사랑했나요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밤 좋은 꿈 안녕
까만 밤이 다 지나고 나면
이야기는 사라질 테지만
이름 모를 어떤 꽃말처럼
그대 곁에 남아 있을게요
나는 그대 어떤 모습들을
그리도 깊게 사랑했었나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밤 좋은 꿈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