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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Oct 20. 2022

이 꿈을 놓아버린 건

하현상 / US

헤르만 헤세는 말한다.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고뇌와 인내가 필요한 상황에서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가를 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지난 시절, 나는 그런 사랑을 했는가? 지금 이 순간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가? 그렇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고. 사랑을 하려면 나를 버려야 하는데, 여전히 나를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도 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사랑은 여전히 낯설다.


그 사람을 배려하고 위해주어야 하는, 무엇보다 나를 버려야만 하는 고뇌와 인내가 필요한 상황을 나는 견디지 못했다. 그저 스스로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 기댄 채, 그런 상황을 외면했다.


왜 나는 바뀌지 않는 것일까, 스스로를 탓하며 달라지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뿐,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버리는 나라는 사람, 나의 실상이다. 그러니 내가 감히 사랑을 운운할 자격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헤세의 말은 오늘따라 마음 깊이 여운을 남긴다.


함께 할 수 있는 꿈을 놓아버린 건 누구도 아닌 내 탓이었다. 그때 나에게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심했기 때문이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후회 역시 그 누구도 아닌 내 몫으로 남을 수밖에...


며칠 전 들었던 하현상의 <US>, 피아노와 바이올린 선율 그리고 물 흐르듯 흘러가는 하현상의 목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만, 가사 한 줄 한 줄은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그런 곡이다.

이 꿈을 놓아버린 건

니가 아니라 나였던 거야

이 길을 잃어버린 건

잠깐의 일도 아녔던 거야


날 반겼던 그 모습

날 삼켰던 그 일 하나

날 안았던 그 여름

우릴 버렸던 그 가을 앞에


I will never go back into your arms

but can't stop thinking about you and me

I will never go back into your arms

but can't stop thinking about the time when we were us


이 꿈을 깨워버린 건

어떤 용기도 없었던 거야

이 후회 가져가는 건

우리가 아닌 나뿐인 거야


날 반겼던 그 모습

날 삼켰던 그 일 하나

날 안았던 그 여름

우릴 반겼던 그 가을 앞에


I will never go back into your arms

but can't stop thinking about you and me

I will never go back into your arms

but can't stop thinking about the time when we were us

The Time when we were us


<하현상 _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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