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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Oct 24. 2022

마음은 깨끗이 행동은 바르게

다산 정약용의 4가지 규율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면서 4가지 규율을 마음에 새겨 지켰다고 한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몸을 단정히 하며, 말을 삼가고, 행동을 바르게 한다."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들을 끊어내고 욕심과 욕망을 줄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음부터 깨끗이 해야 그다음이 가능하다. 중요한 건 언제나 나의 '마음'이고 상황을 대하는 자세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도 그 '마음'의 집착 때문이다.


말을 삼간다는 것은 꼭 필요한 말만 하고, 불필요하거나 분란의 소지가 될 말은 절제하였다는 의미이다. 함부로 말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로 상처를 받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많은 말들이 난무하는 시대를 사는 지금, 다산이 실천했던 '말을 삼간다'는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말을 자유롭게 할 정도로 많이 아는 사람도 드물지만 안다고 해도 다 말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그의 유배생활은 힘들고 외로웠지만 그는 결코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다시는 관직에 나갈 기회를 얻지 못했고, 그렇게 그의 삶이 유배생활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복직되어 공직에 나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랬다면 우리는 그의 수많은 저서를 읽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삶이 그렇게 길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문집을 쓸 수 있었던 건 고립된 생활 속에서도 절제된 생활을 살고자 노력했던 그의  삶의 자세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 유배생활은 힘들었겠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그의 정신은 고양되었다.


그는 유배생활에서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자신을 위해 스스로 규율을 만들어 실천했다. 비슷한 길을 걸었던 다른 사람들처럼 자포자기하면서 유배지에서 한량처럼 보낼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달랐다. 자기관리에 철저했다는 말이다. 남들이 보든 안 보든 스스로를 절제하고 바른 몸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유배지에서 그렇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중요한 것은 올바른 마음과 그 정신에 터 잡은 바른 몸가짐이다. 장소나 상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를 대하는 삶의 자세이다. 그 자세만 바르고 분명하다면 우리도 다산이나 신약의 대부분을 집필하고 기독교의 틀을 제시한 사도 바울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문제는 모든 것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말겠다는 욕심이다. 다산이 생전에 전혀 주목받지 못하였듯이, 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정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 결과는 언제나 내 몫이 아니다. 깊어가는 가을밤, 다시 한번 다산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몸을 단정히 하며, 말을 삼가고, 행동을 바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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