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세상에서 가장 큰 성공은, 어쩌면 성공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성공은, 인생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바쳐야만 얻을 수 있는 값비싼 열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은 무엇이 성공인지 돌아보게 해 주는 영화다.
영화는 도시 생활에 지쳐 쫓기듯 고향인 코모리로 돌아온 주인공 이치코가 그곳에서 자급자족하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담한 시선으로 잔잔히 그리고 있다. 화려한 도시생활에 익숙해 있는 사람이라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속 장면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 지루한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제대로 사는 건지 깨닫게 된다. 영화 속에 이 대사 역시 삶은 결국 집중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요리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야. 집중해!"
진정한 성공은 뭘 하든 스스로에게 집중할(또는 만족할) 일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딸의 곁을 떠났던 이치코의 엄마는 어느 날 이런 편지를 보내온다.
“인생은 ‘원’이 아니라 ‘나선’일 거야.”
그녀는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 같아도, 경험이 쌓인 만큼 조금은 위를 향해 원을 그리면서 나아가고 있는 거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이제 날씨도 쌀쌀해졌으니 이런저런 이유로 그동안 소홀했던 나에게 직접 만든 밥 한 끼를 정성스럽게 차려 보는 건 어떨까. 다시 살아갈 기운을 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