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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18. 2022

고통이 없으면 참된 평화가 없다

비발디 / Nulla in Mundo Pax Sincera

고통은 끌어안아야 비로소 누그러드는 것이다.


 <타네다 산토카(種田山頭火, 1882 - 1940)>




Nulla in Mundo Pax Sincera. '고통이 없으면 참 평화가 없다'는 뜻이다. 왜 고통이 없으면 평화가 없을까. 모순 어법일까. 음악을 듣고 한참 생각했다. 이젠 조금 알 것 같다. 평안은 고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고통을 통과해야만 참 평안을 누릴 수 있고 그때 누리는 평화가 참 평화라는 것을.


이 곡을 작곡한 비발디는 일찍이 알았던 것이다. 누구나 잘 살기를 원하고, 자신의 삶이 늘 평화롭기를 바란다. 늘 풍요롭고 평안할 수도 없지만, 설사 그렇게 산다고 해도 그건 독일 수 있다. 그런 상태로 오래 살다 보면 도무지 무엇이 잘 사는 것이고, 좋은 건지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돈이 너무 많으면 돈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듯이. 


늘 주어지는 것은 주어지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부패하고 나약해지는 건 시간문제일 뿐. 우리는 약하고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내부든 외부에서든 뭔가 충격이 없으면 무엇이 참된 평안인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신은 삶 곳곳에 고통을 숨겨 놓으신 것이 아닐까. 충격을 주어서라도 무엇이 참된 평안인지 깨닫게 하기 위함이리라. 고통의 부재가 아닌, 고통 속에서 때로 고통을 넘어서 느끼는 것, 그것이 평안에 이르는 길이다. 하여, 고통은 피할 것이 아니라 끌어안아야 비로소 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참된 평안은 내면으로부터 주어진다. 아무리 화려한 삶을 살아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그 인생은 무효다. 영화 <Shine>의 실제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은 어땠을까. 끝내 마음의 평안을 찾았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이 끝났다. 이 또한 인생의 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편하게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수능 성적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니 뭐라고 섣불리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모든 것을 미루고 오늘을 위해 공부에 매달려야만 했으니 결과를 떠나 이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매미처럼 허물을 벗고 멋지게 비상하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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