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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14. 2022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나쓰메 소세키/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힘든 일이 있으면 마치 나만 고통받고 세상에서 버려진 듯한 느낌이 든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대개 행복해 보인다. 불규칙하고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과거, 거기에 자기 비하나 연민까지 더해지면 이 현실이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이 흐르는 건지 아니면 내가 흘러가는 건지 도무지 분간도 되지 않는다. 


나만 그런 걸까? 언젠가 힘든 시절을 통과할 때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이 글로 위안을 삼은 적이 있었다. 


무사태평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 모두 표현만 하지 않았을 뿐, 각자 짊어진 인생의 짐 앞에서 지쳐있는 건 매한가지다. 당장 상황을 돌파할 뚜렷한 해결책이 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도 나와 다를 바 없다는 고통의 일반화는 이 현실을 견디는 데 나름 효과적인 방법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남긴 문장은 그가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결국 고통을 바라보는 내 시선과 자세가 문제였다. 


어느덧 12월 중순, 나는 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나의 한계를 극복하는 길은 내 문제에만 골똘히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는 것임을. 언제나 중요한 건 상황을 보는 내 자세와 시선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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