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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16. 2022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은

종 묘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내가 절감하게 된 것 중 하나는

평범한 작품은 그 작품의 유래를 따지게 되지만,

명작은 거기서 받은 감동의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

예술 본질의 물음에로 이끈다는 사실이다.


<유홍준 _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종묘>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유홍준 교수의 글도 떠오른다.



"김부식은 <삼국사기>에서 백제 온조왕이

새로 궁궐을 지었다고 하면서

그 미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검소하되 누추해 보이지 않았고

화려하되 사치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한국인이 가질 수 있는 미감의 압권이 아닐까."



간결하지만, 뭔가 압도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종묘.

오늘과 같이 눈이 온 한겨울에 가야 백미다.

단순해야 명료해질 수 있다.

그러기까지 얼마나 고단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그에 이르지 못하고 실패하고,

한계선상에서 포기하고 만다.

범인은 상황과 다른 사람 탓을 한다.

방향이 분명하지 않으면 복잡함을 참지 못하고

단순화하는 데도 실패한다.

이지훈 교수의 지적처럼.


"단순함이란 그저 적은 것,

간결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순함의 다른 의미는 명료함이다.

'왜'가 분명하고 '나'가 확실하며

'길'이 뚜렷한 사람은 명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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