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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10. 2023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Philip Seymour Hoffman

2014년 타계한 영화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Philip Seymour Hoffman)은 생전에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게 연기란 고통스러운 것이다. 아름답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것이다. 내가 아직 어렸을 때, 나는 ‘연기란 아름다워. 그걸 원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것을 원하는 건 쉽다. 하지만 그걸 훌륭하게 해내려고 노력하는 건 완전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평소 그의 연기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는데, 그의 고백을 듣고 그가 왜 힘들어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됐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고통스러운 것이다. 누군가 웃고 있을 때 그게 전부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웃음 뒤에는 고통이나 슬픔이 감추어져 있고, 단순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하듯이, 아름다움 뒤에는 그 아름다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버려야 했던 추함이 숨겨져 있다.


즐겁게 살아도 짧은 인생에서 왜 고통에 대해 생각하는가?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고통이 인간 삶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을 정도로 성공했고 영화배우로서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그를 괴롭혔던 고통을 극복하지 못했다. 완벽한 연기를 위해, 아름다움의 경지까지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그의 노력은 평가해야겠지만.


고통은 평생 원죄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 아닐까. 다른 사람의 힘든 상황, 절망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섣부른 조언이나 충고는 하지 않는 게 낫다.


지나고 보면 모든 게 한순간, 한여름밤의 꿈과 같다. 그런데 우린 왜 그렇게 집착하는가? 그 순간만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시공간의 한계에 갇혀 있는 우리는 시선을 넓고 멀리 갖기가 어렵다. 젊음도, 아름다움도, 화려한 시절도 잠시인데 마치 모든 것이 영원할 것처럼 행동한다. 나도 여전히 그러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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